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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회 우량 영농도서 독후감 최우수작>흙과 더불어 사는 인생
    • 2009-07-16
    • 조회수 : 785
    • 농업·농촌 주는 정서와 가치, 숨은 잠재력 등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대단한 정책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농업·농촌의 가치가 점점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농촌희망재단이 재단 장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량 영농도서 독후감 공모전에는 이같은 농업·농촌에 애정이 샘솟아 이었다.  
       
       이번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당선된 최대규씨의 독후감을 소개한다. 

       최씨는 귀농한 농업인이며 경북대 환경원예학과에 재학중인 늦깎이 대학생이다. <편집자주>




        흙과 더불어 사는 인생 - 최대규 경북대 환경원예학과 3학년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내 발길이 향한 곳은 조그만 못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사과 밭이다.

      물안개 자욱한 못을 지나면 싱그러운 사과향이 내 코를 스치며 햇빛사이로 탐스럽게 익은 사과가 빨갛게 자신의 모습을 드리울 때 나는 가장 큰 행복함을 느낀다. 

       내가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이 곳은 나의 일터이자 나의 쉼 터인 나만의 농장이다. 
       
       나는 『나는 매일 농장으로 출근한다』책처럼 매일 나만의 농장으로 출근하는 한 사람이다.동변상련이라는 말처럼 나와 너무 비슷한 이 책의 제목에 끌렸고 어느새 이 책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책 속에서 10명 남짓의 농사꾼을 만날 수 있었다. 성별,나이,지역 등은 모두 다르지만 자연 속에서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띈 것은 부자농사꾼들이라는 것이다. 부자농사꾼이 가장 눈에 들어 왔다고 하면 너무 금전적인 것만 따지는 것 같이 보일 수 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말해서 ‘돈’이라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제외시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물론, ‘돈’은 인간의 삶에서 수단이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나의 기본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돈’이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나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부자 농사꾼의 자식으로 태어나 부자 농사꾼이 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자기의 꾸준한 노력과 열정으로 지금 이 자리에 도달하게 된 사람들이라서 더욱 멋진 부자 농사꾼들이다. 
       
       나도 이 땅에서 땅을 삶에 터전으로 살아가는 농사꾼으로서 여기 나오는 부자 농사꾼들의 삶을 꿈꾼다. 

      연 매출이 몇 십억원씩 넘어가는 이들을 보면서 내 꿈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확신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어렴풋이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성공한 이들을 보면서 나에게는 좋은 자극이 된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살아온 길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도 귀농했다. 나의 원래 꿈은 농사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내 딸에게 “내 천직은 농사꾼이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어릴 때 부터 시골에서 보고 자란 나는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머리가 좋은 나는 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잘해서 작은 시골을 떠나 큰 도시에서 자취를 하면서 공부를 했다. 

      그러나 대학의 진학은 좌절되었고 학업의 꿈은 접고 집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군대에 갔고 다시 도시에 나가 약간의 공부를 한 끝에 남부럽지 않는 직장을 잡고 근무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아이들이 태어나고 평범하게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살던 와중에 1997년 IMF가 터졌다. 당연히 회사 내에서 감원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친구들 가운데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버티다가는 퇴직금도 건지지 못한다며 한 푼이라도 더 줄 때 나와서 창업을 하겠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나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 막연하게 어린 시절 나의 꿈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아내와 의논 끝에 회사를 다니는 것을 접고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때 받은 퇴직금으로 사게 된 것이 사과밭이다. 그리고 나의 어린 시절의 꿈은 첫발을 디디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사과밭을 하면서 느낀 것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웬만큼 다 안다고 자신했지만 그건 허세였던 것이다. 

      옛날 농사짓는 방법으로 농사를 지으면 농사가 되긴 하지만 항상 손해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저곳에 물어보고 다니다가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짧게는 당일, 그리고 길게는 보름까지 연수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농업에 관련된 학자들을 초청해서 강의도 듣고 실제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배우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혼자 다니다가 아내도 함께 데리고 다녔다. 
      아내가 언제나 나를 지지해주고 밀어줘서 참 큰 힘이 된 것 같다. 

      그러면서 이것저것을 배우고 새로운 기술에 눈을 뜨게 되었다.산업처럼 농사도 옛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왔다는 것을 알았다. 

      국가 간의 농사기술 교류를 통해 국내에 도입된 농업선진국의 많은 신기술을 배웠고 이를 기존 노하우와접목 시켜 사과밭에 적용시키다 보니 “사과농사 참 잘 지었다”라는 소리도 듣기 시작했다. 
       

      그런데 원래 학문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배우면 배울수록 배움에 목이 말랐고 야간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농사도 짓고 공부도 해야 돼서 몸도 피곤하고 무엇보다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배운 것을 실제로 적용하는 것에서 느끼는 재미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힘들지만 학업을 포기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 학교도 다니며 농사도 짓고 있다. 

       이것이 지금 바로 나의 위치이다. 책을 읽으면서 똑같지는 않지만 지금 이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길을 겪었다는 것을 느꼈다. 나와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차이는 나는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이 사람은 하나의 성취를 이루고 다음의 성취로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자양원>의 심사장, <김영표버섯명가>의 김사장 등, 여러 농업CEO인 이들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노력해서 지금 현 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무엇하나 공짜로 얻은 것이 없다.

      하나하나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새로운 것 , 남들보다 더 뛰어난 것을 개발하기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맘에 남았던 부분은 남들과 다른 것을 선택해야한다는 <기쁘다 농장>의 안사장의 말이었다. 특별한 생각으로 특별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생각+생각’이 되어서는 안되고 ‘생각x생각’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요소인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 농촌 사회에는 경기도 이천 부래미 마을이 좋은 귀감의 대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로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대응할 수가 없다 농촌을 하나의 공동체로 엮고 서로의 역할을 정하여 한다면 우리나라의 농촌현실이 더 나아질 것 같다. 

      우리 마을에도 사과밭을 하는 사람들을 엮어 ‘사과’로 재배에서 판매 까지, 그리고 체험문화와 연계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은 무한 경쟁의 시대로 지역 간, 나라간의 국경은 허물어지고 있다.

      WTO 그리고 최근에 체결된 FTA까지 이 모든 조약은 무한 경쟁의 시대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세계적인 조류를 반영 하고 있다. 

      농촌이 죽어간다는 말을 우리는 많은 언론 매체들에서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나라 농촌현실의 전부는 아니다. 농사꾼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 경쟁이라는 세계적 조류에 맞추어 열심히 배우고 준비하는 많은 농사꾼들이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농업CEO도 그들 중 하나이며 선 구자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농업이론, 실무교 육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많이 실시된다면 우리의 농업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젊은이들의 눈길도 자연스레 농촌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젠 정보와 교통의 발전으로 도시와 농촌 경계도 모호하다고 생각한다. 

       국토가 일일문화권에 든 이 시점에“농촌은 낙후되어서 살기 힘들다”라는 생각은 맞지 않다. 언제든지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으면 인근 도시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땅, 농업, 자연은 아직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누가 얼마나 먼저 생각하고 다가가는 것이 차이를 가져 올 뿐이다. 

       우리가 한발 더 생각하고 노력하여 다가간다면 농촌이 죽어간다는 그런 언론매체의 보도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     

       먹을거리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욕구이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먹을거리의 탄생지인 자연을 사랑하고 인간의 1차적인 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할 때이다. 

       이런 중요한 농업에 종사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내가 좋다.  나는 흙과 더불어 사는 농사꾼이다. 


      자료원 : 농수축산신문 '09.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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